찜질방.
친구 결혼식에 갔다온 다음,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덧 저녁 7시. 
문득 집 앞에 있는 찜질방에 가고 싶어 속옷과 책을 챙기고 집을 나섰습니다.

제 지인들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저는 찜질방을 무척 좋아합니다. '찜질방 매니아' 라고 말할 수준은 아니지만, 사는 곳 근처에 있는 모든 찜질방에는 꼭 한 번씩은 들러보거든요.  군대에 있을 때에는 주말 때 자주 찜질방에 갔었죠.  그래서 그런지 찜질방에 갈때는 혼자서 가는 일이 흔합니다.  혼자서 가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실컷 찜질방을 즐길 수 있으니, 혼자 가는 것이 더 편하게 되더군요.

찜질방의 목욕탕은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자신의 몸을 노출하는(물론, 동성간이지만) 드문 장소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는 꼭꼭 몸을 가리고 사는 사람들이 아무런 수치심 없이 남들 앞에서 벌거벗은 채로 목욕을 할 수 있다니.  무심코 지나갈 수도 있는 일이지만 어찌보면 신기한 사회적 현상 중 하나죠.  잘 빠진 근육질 아저씨부터 앙상한 할아버지, 통통한 애들까지.  그 몸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건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집에서는 결코 즐길 수 없는 엄청난 크기의 다양한 탕과 사우나.  조금 돈을 더 내면 때밀이 서비스까지!  찜질방은 단 돈 몇천원으로 집과의 차이를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왔다 가는 일이라든지 이슬식, 건식 사우나에서 몸의 땀이 쭈욱-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는 것.  저는 정말 좋아합니다.   4000원(동네 기준)으로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죠.  애들이 냉탕에서 노는 것은 너무 많이 봐와서 그런지 이제는 정겹기까지 하더군요.

목욕을 마치고 찜질방에 들어서면 그 것 역시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옹기종기 앉아 TV를 보고, 이야기를 하고, 책을 보고, 음식을 먹고, 잠을 자는 것.  물론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오면 피난민 캠프가 되어버리는 단점도 있지만(...)  여러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모여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요.  특히 넓은 찜질방은 내부구조가 다양하게 되어 있어, 찜질방 내부를 돌아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입니다.  각자의 찜질방에는 저마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에, 여러 찜질방을을 비교하는 것은 의외로 무척 재미있는 일입니다.  제가 찜질방 여러군데를 들러보는 것도 이런 것 때문이죠.

제게 있어서는 찜질방을 가는 것은 일종의 작은 관광입니다.  집과는 떨어진 장소에서 편안하게 몸의 피로를 풀면서 평소에 보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  정말 즐겁습니다.

찜질방을 마치고 나오니 밤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몇 시간 가량 계속 땀을 빼니 몸이 날아갈 듯 하더군요.  마침 밤바람이 무척 시원하게 불어와 상쾌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근래 있어서 가장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by Wishsong | 2008/04/27 01:12 | 나와 주변의 일.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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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Brother at 2008/04/27 01:16
저두 찜질방 좋아한다능. 근데 대형찜질방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쉬기가 곤란할때도 있더라구요.
Commented by leinon at 2008/04/27 09:28
역시 남자의 몸을 좋아하는 승하농... 오거 몸은 안 보여줄래요.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4/27 13:57
저도 너무 뜨겁지만 않으면 (약 50도 정도) 찜찔방 좋아하죠. 누가 압니까..... 소행성대에도 찜질방이 영업할지도.....
Commented by 붉은미친천사 at 2008/04/27 16:05
존 트라볼타랑 취미가 같으시군요.^^; 저는 뜨거운데에서 잘 못 버텨서..^^;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4/28 07:15
Brother / 분명히 포로수용소가 될 때도 있죠(...)

leinon / 에잇! 물러가요!

아브공군 / 세월이 흘러도 사람들의 욕구는 변하지 않는 법이죠(...)

붉은미친천사 / 존 트라볼타가 찜질방이 취미였습니까? 의외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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