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TRPG Club D&D 단편플레이 행사 뒷풀이. + 그때 들은 이야기.

평소에 온라인상으로만 보아 왔던 여러 분들을 실제로 알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얻은 귀중한 경험 중 하나는 난생 처음 해외 RPG인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점입니다. 

이번 행사에 게스트로 참여하신 가브리엘 씨는 미국에서 무척 오랫동안 RPG를 하셨다고 하더군요.  특히 LARP를 많이 하셨고, 요 근래에는 계속 D&D 3.5를 하셨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D&D 4th가 나온 것을 보고 무척 만족하신 듯.  놀랍게도 사모님께서는 우리 나라 분!  가브리엘 씨는 이번 행사 때 D&D 4th 플레이 테스트에 참가하셨는데, 사모님(성함을 잊었습니다; 죄송; )께서 옆에서 통역을 해 주시면서 플레이를 진행하셨다고 하네요.  하지만 나중에는 마스터분과 마음이 통해서(!) 통역을 거치지 않은채 원활한 진행을 하셨다는군요;  사모님은 원래 가브리엘씨가 D&D를 하는 걸 아주 싫어하셨는데 ("다 큰 사람이 플레이 며칠 전부터 하루 종일 룰북만 보고 있는데 좋아할 리가 있겠어요?") 가브리엘 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특히 역할 연기하는 건 끔찍하게 싫어하는데, 가브리엘은 그런 걸 잘 이해해줬어요.  그래서 저는 전투에만 참여하고, 마을로 돌아와서 행동할 때는 옆의 사람한테 "지금 장비보다 더 좋게 맞춰줘"라고 시트를 넘기고 부엌에 갔어요.") 지금은 그럭저럭 같이 RPG 생활을 누리신다고 합니다. 

여하간, 이것저것 질문도 하고, 생각도 나누면서 즐겁게 술잔을 기울였는데, 그 때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약 1년 전, 위자드 사에서 D&D에 관련된 UCC 공모전을 열었다. 라이브 액션 플레이든, 애니메이션이든, 플레이 장면을 찍든 형식은 자유롭게 제출할 수 있었다.  그래서 결국 1등이 뽑혔는데, 그 내용이 뭐냐 하면...  "


(금발의 섹시한 미인이 D&D를 플레이하고 있는 남자들에게 다가온다.  남자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래져 그 미인을 바라본다.)

금발미녀 : "당신들과 같이 플레이를 하고 싶어요."

남자들 : (환호하면서) "당연하죠!  어서 오세요!"

금발미녀 : (미소를 지으며) "그럼... 엘프 로그를 하고 싶은데요."

(남자들, 표정이 경직된다.)

팀원 A : "에... 로그 같은 건 필요 없는데요?"

팀원 B : "야, 내가 로그하고 있잖아."

마스터 : "우리 팀에서 지금 클레릭이 모자란데.. 클레릭으로 하세요."

금발미녀 : "싫어요.  저는 엘프 로그를 하고 싶어요."

마스터 : "클레릭으로 하세요."

금발미녀 : "로그요."

마스터 : "안돼요."

(결국 금발미녀와 남자들은 싸우게 되고, 금발미녀는 화를 내면서 사라진다. 팀원들은 투덜거린다.)

팀원 A : "정말 여자는 괴상한 존재란 말이야."

팀원 B : "난 그 마음 잘 알지.  내가 여자 캐릭터로 한 번 플레이해 봤거든."

by Wishsong | 2008/08/26 15:48 | RPG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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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8/08/26 16:37
.....마지막에서 멍.....
P.S. 제 소설에서 플레이 내용 거의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죄송..... 시위 장면까지는 비슷해 질 듯.....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8/26 17:30
얼마든지 쓰셔도 됩니다. :)
Commented by 時雨 at 2008/08/26 16:40
마지막은 뭔가 공포감이...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8/26 17:31
이것이 여자 대신 게임을 선택한 사람들의 운명(..)
Commented by Realkai at 2008/08/26 18:29
마지막 직접 들었을때는 참... 크하하하하하하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8/27 09:08
배를 잡고 웃었죠;
Commented by Ensoulogic at 2008/08/26 19:17
가슴아픈 자학개그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8/27 09:09
위자드 사 사람들도 눈물을 흘리면서 봤을 것 같습니다ㅠ_ㅠ
Commented by 아사히라 at 2008/08/26 19:43
제가 그 팀에서 로그를 하고 있다면 '제가 클레릭을 하겠습니다' 라고 할 듯(...)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8/27 09:09
어허! 지금까지 열과 성을 다해 플레이하던 로그를 팽개치고 한낱 이성에 현혹되다니!(...)
Commented by Asdee at 2008/08/27 09:00
... 미드 Big Bang Theory 군요, 이건 뭐.. ;_;)

아사히라/ 제가 마스터라면 팀원 B를 따로 데려가 간곡히 설득한다든지;;;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8/27 09:09
RPG인의 귀감이지!(..)
Commented by Myst at 2008/08/30 01:58
아바타가 귀엽네요. 쿠툵뷁~
가브리엘 마눌님 성함은 하현승씨입니다.
위시송님이 행사에 참여해주셔서 영광이었어요 :)
Commented by Wishsong at 2008/09/01 16:46
오랫만에 즐겁게 놀수 있어서 오히려 제가 감사를 드려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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