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로키님, 광열님과 함께 인디 RPG 중 하나인 "사악한 시대"(In a wicked Age)를 간단하게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사악한 시대는 중동 풍 분위기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인데, 게임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1. "피와 섹스", "독사둥지", "전쟁의 신왕", "과거의 그늘" 이라는 4개의 대 주제 중 하나를 선택, 그 주제 내에 있는 여러가지 짧막한 이야기 목록 중 4개를 무작위로 선택한다. 2.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나올법한 등장인물들을 만들고, 그 중에서 PC와 NPC를 선택한다. 3. 능력치를 정하고, 선택한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여 즉석 플레이를 실시한다. 이런 구조입니다. ------------------------------------------ 간단한 룰 설명 후, 플레이를 시작했는데, 이리저리 해서 나온 배경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신상을 제작하면서 백성들을 학대하는 황제 우그르나쉬. 폭군의 수호령이자, 다음 폭군을 내세울 음모를 꾸미는 사악한 악마, 그 악마에게 선택되어 황제를 무찌르고 새로운 폭군이 될 운명을 타고난 소년 카산, 카산을 어둠으로부터 지키려는 수호령 아이샤...." 로키님은 마스터, 광열님은 이야기의 주인공(?)인 카산, 저는 최종보스(?)인 우그르나쉬를 맡았지요. 맛보기로 하는 거라서 간단하게 이야기를 진행했습니다. 세션 요약 : 카산은 운명에 따라 달의 사막에서 운명의 검을 뽑고, 폭군을 무찌르겠노라고 선언한다. 신상 제작에 몰두하던 황제 우그르나쉬는 악마의 불길한 예언 ("당신의 옥좌를 차지할 소년이 달의 사막에서 검을 얻었다.")를 듣고, 부하에게 달의 사막에 있는 열 살 이상의 남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한다. ("남자들은 모두 죽여라... 아, 잠깐. 짐은 자비로우니까 열 살 이상의 남자만 모두 죽여라. 그 밑의 아이들은 나중에 제국의 역군으로 써야 할 테니." "폐하는 정말 자비로우십니다!") 카산은 부하와 싸워 이기고, 부하로 변장하여 황제 앞에 나선다... 이렇게 해서 우그르나쉬와 카산의 1:1 대결이 시작되었습니다. 사악한 시대의 대결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라운드 처음에 능력치를 굴려 우선권을 정한다. 우선권에서 이긴 사람("선공")이 상황 서술을 한다. (나는 너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겠어!) 2. 우선권에서 진 사람("후공")은 다시 한 번 능력치를 굴리고, 서술을 이어나간다. 이 때, 후공이 이기면 자신에게 유리하게 나머지 서술을 마무리하고(그 주먹을 피하면서 카운터 펀치를 날렸어!), 후공이 지면 자신이 불리하게 서술을 마무리한다. (그 주먹을 피하지 못한채 그대로 얻어맞아서 피투성이가 됐어!) 3. 라운드가 끝나면, 참가자들은 전투에 참가한 캐릭터의 운명에 대해 교섭을 한다. ("여기서 항복해서 끝내는 게 어때? 그 대신 네 재산이 모두 내 것이 되었다고 하지." "그냥 내 능력치 1개 깎고 간신히 무승부되었다고 하고 싶은데...") 4. 교섭이 성사되면 전투를 끝낸다. 교섭이 결렬되면,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전번 라운드에서 이긴 측은 이번 라운드에서 판정에 보너스를 받는다. 5. 1~4번 반복. 전투는 총 3라운드까지 이어진다. 6. 3라운드 끝까지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3라운드에서 진 패자의 능력치 중 2개를 깎는다. 능력치 중 2개 이상이 0이 되면 그 캐릭터는 게임에서 퇴장된다. 저는 만일 3라운드에서 우그르나쉬가 지면 깔끔하게 카산의 손에 죽겠다고 미리 선언했습니다. 1라운드 - 카산 승리. "우그르나쉬는 도망치면서 근위병을 불러댑니다." "카산은 근위병들을 닥치는 대로 베어넘기며 황제를 추적합니다." 교섭 : "성공적으로 입헌 군주제로 체제를 바꿨다고 하는게 어때?" (승한) "노노노" (광열) 2라운드(보너스 : 카산에게 주어짐) - 카산 승리. "우그르나쉬는 헐레벌떡 도망칩니다." "카산은 그 뒤를 쫓아가, 마침내 신상 앞에서 황제를 따라잡았습니다!" 교섭 : "평화로운 정권 이양 어때? 전 정권에 대한 정치적 보복 금지를 조건으로." (승한) "노노노노" (광열) 이 때만 해도 모두들 이야기의 결말이 "황제를 죽인 카산은 악마의 유혹을 받게 되고, 자신의 수호령 아이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싸움을 벌이게 된다." 이렇게 될 거라고 짐작했지요. 운명의 3라운드. (보너스 : 카산) "황제! 너의 운명도 다했다!" "짐이 네 놈과 같은 버러지에게 죽을 것 같으냐!!!!!" 숫자 1 차이로 극적인 황제님 승리. 모두들 경악. (승한이는 대폭소) 교섭 : "인정할 수 없음! 선한 마음 관련 능력치를 깎을 테니 주요 능력치는 그대로 둔 채로 재도전하겠음!" (광열) "오케오케." (관대한 승한) 다시 2차전이 시작되었지만.... 황제님의 퍼펙트한 승리. 결국 시간 관계상 황제는 (속으로 치를 떠는) 악마의 조언을 받아들여 미쳐버린 카산을 검투사 노예로 평생 부려먹는 걸로 하고 여기서 플레이 종료. "그리하여 황제 폐하는 평생 잘먹고 잘 살면서 행복한 삶을 누렸다. 그가 만든 신상은 이후 후손들이 세계적 관광상품으로 짭짤히 사용하였고, 우그르나쉬는 천세 만세 명군으로 칭송받았도다." 라는 결말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 감상 : 간단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시스템입니다. 세션도 즉석에서 배경 및 중요 플롯 등을 만드는 것이라서 마스터가 큰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었고, 참가자들간의 교섭을 통해 대결 결과를 협상할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다만 대결이 1:1이 아닌 3인 이상이 참여하게 되었을 때 전투의 흐름이 약간 혼란스러웠는데, 이번 플레이에서는 3자 이상 전투에서 규칙을 잘못 적용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아차렸으니 만일 제대로 룰을 적용한다면 그런 점이 해소될지도 모르겠지요. 재미있는 플레이를 함께 해주신 로키님과 광열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후에도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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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
미루는 버릇은 시간도둑이니, 당장 잡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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