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ck : Social Science Fiction> 리뷰.


수천년간 존속되었던 계급사회 내에서 한 미치광이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평등을 내세우는 "신의 목소리"을 이야기하며, 기존의 사회체제는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람을 마음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인공 자궁"이 발명되면서, 전통적인 가족 제도는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말과 도보가 전부였던 교통수단에서, 빠르고, 저렴하며, 하늘을 나는 "비공정"이 등장했습니다! 구식 여관업은, 역마차는, 기사들은 어떻게 될까요?...

검과 마법이 세상을 지배하는 세계에 "외계인들이 타고 온 우주전함"들이 출현했습니다! 외계인들은 발달된 과학기술과 정치제도를 전파하며, 왕과 군주들에게 우주 연방의 일원이 될 것을 종용합니다....



Shock: Social Science Fiction (이하 <쇼크>)은 사회 변화를 테마로 하는 RPG입니다. 로키님의 소개를 빌자면 "사회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관념을 위협하는 새로운 추세나 사상, 세력 등이 출몰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충격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RPG" 라고 할 수 있지요. 참가자들은 격동의 세월을 헤쳐나가면서 사회의 변화를 체감하고, 또한 자신들이 주역이 되어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변화의 종류는 위에서 예를 든 것과 같이 새로운 기술, 문화, 세력, 사건, 인물 등 지금 이 사회를 흔들 수 있는 것이라면 그 어떠한 것도 가능합니다.

또다른 <쇼크>에 대한 더 훌륭한 리뷰로는 로키님의 글을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참가자가 만들어가는 세상, 참가자들이 만들어가는 해결 방법.

쇼크의 가장 큰 특징은 배경 세계와 판정 수단을 만드는 것 자체가 게임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플레이 시작 전, PC들이 다루고 싶어하는 기존 관념인 이슈(Issue)과 현실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충격적인 관념, 즉 쇼크(Shock)를 정합니다. 이렇게 만든 이슈와 쇼크는 이번 플레이의 주제가 될 것입니다.

예) 기존 계급 사회를 뒤흔드는 '평등을 외치는 신의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참가자들은 각자 이슈와 쇼크를 만듭니다. 아래는 갑, 을, 병 3명의 참가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든 주제입니다.

이슈 : 불가촉천민(갑), 여성우월주의(을)
쇼크 : 평등을 외치는 신의 목소리(병)

각 참가자들은 이슈나 쇼크를 하나씩 만든 후, 캠페인 무대가 될 세계에 대해서 3~4개씩 세부 사항을 만듭니다. (일처다부제가 흔하다, 남성들이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거세를 해야 한다. 등등)

쇼크의 두번째 특징으로는 이 세계에서 PC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 즉 PC의 "능력치" 역시 참가자들이 결정을 한다는 점입니다.

쇼크에서 PC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서로 상반되는 두 개의 방식 중 PC가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서 문제를 해결하는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폭력과 사랑이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 개의 해결방식이 있다고 하지요. 그 것을 하나의 대립항으로 간주하여...

사랑의 비중(1) □□■□□□□□□ 폭력의 비중(10)

이라고 만든 후, PC들은 각자 자신의 성향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를 결정합니다. 위의 같은 경우는 PC가 폭력의 비중을 크게 잡은 경우인데, PC가 사랑을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할 때는 10면체를 굴려 1~2가 나오면 성공, 폭력을 선택해서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4~10이 나오면 성공하는 방식이 됩니다. (정확하게 3이 나오면 문제가 이상하게 꼬이게 됩니다.)

PC들은 이렇게 서로 상반되는 두 개의 경향을 정해서 (이성-신앙, 왕권-신권, 뇌물-정직)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갑니다.



GM이 없는 시스템.

<쇼크>에서는 이야기의 전체적 흐름을 총괄하는 한 명의 GM이 없습니다. <쇼크>은 각 장면마다 돌아가면서 1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주인공을 맡은 참가자의 왼쪽 참가자가 그 주인공을 가로막고, 괴롭히고, 시련을 주며 사건을 진행시키는(GM의 역할과 가장 비슷한) '적대자'를 맡습니다. 한 장면이 끝나면 현재 주인공 참가자의 오른쪽 참가자가 다음 장면의 주인공이 되고, 현재 주인공을 맡았던 참가자는 다음 적대자가 됩니다. 즉, <쇼크>는 참가자들이 돌아가면서 GM을 맡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인공과 적대자를 맡은 참가자가 장면을 이끄는 동안, 다른 참가자들은 '관객'으로써 그 장면을 지켜보게 됩니다. 하지만 관객이라고 해서 둘의 모습을 구경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참가자들은 장면에 나오는 NPC로써 주인공과 적대자를 돕기도 하고, 판정 장면에서는 관객 주사위를 굴려 판정의 성공과 실패에 영향을 줍니다.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시스템. 하지만 판정 방식은 혼란스럽다.

<쇼크>를 몇 번 플레이해 보았을 때, 참가자들은 자신이 만든 세계에 대해 즐거워하면서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문제는, 쇼크의 판정 규칙에 따라 갈등을 해결할 때였습니다. 쇼크의 판정 굴림은 '자신이 해결방식으로 선택한 방법의 방향과 더욱 가까워질수록 성공한다.' 인데. (위의 해결방법에서 든 예를 들자면, 문제 해결 방식을 사랑 1 ~ 폭력 10으로 하고, PC가 자신의 경향을 3으로 선택했을 때 사랑으로 문제를 해결 할 시에는 10면체를 굴려 1~2가 나와야 하고, 폭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는 4~10이 나와야 합니다. ) 이 것을 실제로 플레이 했을 때에는 성공과 실패가 일괄적으로 판단되지 않아 혼란스러웠습니다. OR로 할 때에는 이 점 때문에 플레이가 매우 버벅거렸고, 오프라인으로 플레이 했을 때에도 판정을 할 때 조금 어수선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립항을 이용한다는 아이디어는 무척 좋았으나, 실제로 구현되었을 때는 그다지 매끄럽지 못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로키님이 이전에 리뷰한 것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쇼크>에 대해 "판정이 좀 혼란스러운 데는 있지만 세계와 인물이 함께 변하는 극적인 이야기를 꾸미기 좋은, 그러면서 게임적 판단 역시 유도하는 규칙" 이라는 결과를 내렸습니다. 이후 판정 규칙을 개선해서 다시 한 번 플레이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by Wishsong | 2009/01/19 11:38 | RPG | 트랙백 | 핑백(1)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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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The Adamantine W.. at 2009/01/23 11:27

... 1. 쇼크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생각이 아주 크게 뒤바뀜. - 이전 = 사회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RPG - 이후 = SF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 more

Commented by Wishsong at 2014/05/15 11:55
근본적으로 실수한 것.

이슈 = PC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사회적, 개인적 이야기.
쇼크 = 우리 세상와 참가자들이 만든 세계 간의 극단적 차이.

그러니까, 쇼크는 "SF 세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만드는 RPG".

리뷰 자체가 약간 달라져야 할텐데;
Commented by Realkai at 2009/01/21 16:03
흠흠... 다음번에는 제대로 한번 해봅시다. :)
Commented by Wishsong at 2009/01/21 16:36
그래서 곧 사람을 모아서 해 볼까 생각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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