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서 극복하기.
사는 것이 괴롭고 힘들어도

아침부터 눈물이 난다.


時水님이 포스팅하신 글에 나오시는 분이나 時水님의 부모님, 그리고 거기에 트랙백 하신 眞明行님의 부모님과 조커님의 부모님들은 모두 훌륭하신 분이다.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가난을 이겨내고 그 자식분들을 훌륭하게 키우셨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자랑할만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다. 우리 부모님 역시 한번 나락에서 떨어지셨다가, 다시 올라오셨다. 마찬가지로 꾸준한 땀과 노력, 정직으로. 나는 그 때를 기억한다. 우리 가족이 나락으로 떨어진 날. 그리고 그 후로 여기까지 온 과정을. 아마 부모님의 은혜는 죽을때 까지 갚지 못할 것이다.

진명행님의 말씀은 옳다. "어떤 불행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 환경을 탓하면 안된다." 나 역시 그렇게 살 것이다.

나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다. "국가는 이러한 고난을 겪는 사람들의 수를 최대한 줄이고, 이러한 고난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아마 소위 "우파" 블로거분들과 의견이 갈리는 것이리라.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진명행님의 의도는 다른 뜻이었겠지만, 다시 한번 진명행님의 말을 빌려보자.

"저렇게 열심히 살아도 될둥말둥 하는 세상"

나는 저렇게 열심히 살아도 "말둥" 쪽에 속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내 바로 근처에, 같은 시기에 우리 부모님 못지 않게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아직도 완전히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사람을 알고 있고, 최근 나락에 떨어져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친구를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너는 의지가 부족해서 아직 일어서지 못한거야."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어떤 사람은 정말 필요한 정보 부족 때문에, 어떤 사람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딪힌 또다른 불운으로. 어떤 사람은 정말 중요한 순간의 판단 착오로. 개인적으로 이러한 것은 "환경" 쪽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것까지 근성과 의지로 뛰어넘으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는가?



이렇게 글을 길게 쓰게 된 것은 역시 이번 용산 사건에 대한 것 때문일 것이다.

이번 용산 사건에서 '누가 옳았는지'는 일단 차치하자. 만일 어떤 사람이 그 철거민 중 한 사람이었다면, 진명행님이나 조커님, 위서가님 같은 분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전철연 사람들과 손잡고 농성할 시간에 이를 악물고 한 푼이라도 더 모아라."

사실, 그게 정답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이 사회에서는. 돈이 적다면 위서가님 말마따나 "서울을 벗어나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말로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만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하자. 망연자실해 있는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다가온다. "조금만 버티어라. 좀 더 좋은 조건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나가는 건 그때 나가도 늦지 않다. 다들 그랬다... 물론 약간의 위험이 있다. 화염병이나 신나 같은 것을 만져야 하겠지만 우리가 옆에서 지원해 줄테니 걱정 마라"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 여기에서 단호하게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든 사람이 진명행님이나 조커님, 위서가님처럼 "강한 의지"를 가진 것이 아니다.

그 사람들이 NO라고 하지 못한 건 - 궁극적으로는 본인들의 책임이지만 - 전부 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만은 없다. 그들은 국가에게, 시공사에게 실망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부수어놓은 대가로는 (그 사람에게는) 너무 적은 보상을 준것에 대해. (의도적 알박기를 한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만일 사람들이 국가를 신뢰하는 나라 A에서 100명의 철거민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하자.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나라 B에서 100명의 철거민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하자. 분명히 B의 사람들이 더 많이 이번 용산 철거민들과 같은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단번에 대놓고 B의 사람들을 A의 사람들보다 열등한 "2등 국민" 이라고 비웃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국가의 책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약한 건 죄가 아니다. 약한게 죄인 것은 정글이나 무정부 상태의 삶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최대한 "시험에 들지 않게" 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by Wishsong | 2009/01/22 11:33 | 세상의 일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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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볼프 at 2009/01/22 12:40
좀 많이 지난 일인데, 이명박이 노조 비하 발언이나 장애인 비하 발언 등등 여러 막말을 하면서 문제가 되었을때 한겨레 신문에서 왜 그러는지 분석한 기사가 있었습니다. 거기서 이런 구절이 있던데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POD&mid=etc&oid=028&aid=0000198688

[고원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개발시대, 건설판, 공사판에서 건설 노동자들과 기싸움을 벌이면서 살아온 삶의 궤적이 반영된 것”이라며 “직업적 조건과 맞물려 독선적이고 저돌적인 면모가 체질화돼 막말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입사 12년만에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등 성공 신화를 이룩한 이 전 시장의 자신감이 때로는 독선적으로, 때로는 자신처럼 역경을 극복하지 못한 약자들을 강하게 꾸짖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딱 이것의 재탕을 보는 거 같습니다.

뭐 그렇게 의지가 강하시니 경찰 한명이 죽었고 다른 목숨이 부록으로 딸려갔다는 과감하기 그지없는 망언을 하시는 게지요.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더니 :)
Commented by 볼프 at 2009/01/22 12:58
그리고 솔직히 모든걸 개인에게 떠넘기고 모든 성공과 실패를 100% 개인의 영역으로 치부한다면, 국가가 존재할 이유가 어디있는지 참 궁금해집니다.
Commented by Wishsong at 2009/01/22 13:06
국가의 질서를 강조하면서, 역설적으로 개인은 국가에 의존하지 말라는 주장은 뭔가 아니러니하군요.
Commented by 볼프 at 2009/01/22 13:08
그러니까요. 그럼 국가가 대체 왜 존재하는 겁니까?;; 기브앤 테이크란 말이 괜히 있겠습니까.

이건 뭐 고도의 무정부주의 이론도 아니고;;;;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09/01/22 13:36
확실히 약한 것이 죄가 아니죠,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고 희망을 줘야 하는 것이 바로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이구요. 그 국가가 신뢰를 주지 못하고 내모니 저런 수단이 나오는 거죠.

Commented by Wishsong at 2009/01/22 13:52
그 '국가가 해야 할 일' 때문에, 의견이 정말 분분히 갈리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lhovamp at 2009/01/22 21:10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치안과 국방, 외교 정도라고 오랫동안 생각해 왔어. 작은 정부 쪽이 더 올바르다고 믿는 걸 보면 난 확실히 신자유주의 쪽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래서 더더욱 지금 정국이 이해가 안 가. "약자를 보호하지 않고, 편들어주지 않는 것." 은 분명 나쁜 건 아닌데, "약자를 때려잡는" 건 분명히 나쁜 거지.

자유. 의지. 개인의 의지와 노력. 법질서. 다 좋지. 마땅히 수호되어야 하는 가치가 맞고.


근데 관련 법률의 그 어디에 농성자를 때려 죽이라는 문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 법학도가 아니라서 그런 것 같아.


요즘 자꾸 드는 상사의 열심도 - 지능수준 관련 농담 : 윗사람이 멍청한데 부지런하면 [....]

더 좋게 바꿀 자신이 없으면 그냥 내버려 두는게 올바른 것 아닐까 싶은데, 청기와 아래 사시는 그분 생각은 많이 다른 것 같아. -_-
Commented by Wishsong at 2009/01/23 00:58
그분 생각에는 이게 더 좋은 세상일지도 모르지;

신자유주의 자체가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신자유주의의 시작은 수정 자본주의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만들어 진 거니까. 이 문제는 경제보다는 오히려 민주주의의 문제인 것 같다고도 생각이 들어.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절차의 정당성, 기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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