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지 월즈(Savage Worlds) 첫 플레이 감상.


카페 D&D에서 개최한 인디 페스티벌에서 원래 하기로 했던 시스템인 3:16이 테스트 플레이 결과 부적격하다고 판단되어서 급히 전에 구입한채 잊고 있던 새비지 월즈(Savage Worlds)라는 RPG로 시스템을 변경하였습니다.

새비지 월즈는 데드랜즈, 브레이브 뉴 월드 등을 만든 피나클 엔터테인먼트 그룹에서 자사의 미니어쳐 워게임을 RPG룰로 변형시켜 2003년에 출시한, "빠르고! 화끈하고! 재미있는!(Fast! Furious! Fun!)" 플레이를 표방하고 있는 범용 RPG입니다. 

이 RPG의 특징은...

1. 각 능력치 및 기술마다 사용되는 주사위가 다르다.
새비지 월즈의 캐릭터 데이터는 다음처럼 나타냅니다. "힘 d8, 민첩 d6, 지능 d6, 정신력 d4, 건강 d10, 근접무기 d8, 위협 d10, 막기 6, 이동력 6, 내구력 7..."  이 능력치들의 주사위를 굴려서 난이도 4 이상(기본 판정), 또는 상대방 수치(상대방 판정, 막기 등) 이상이 나오면 성공을 하는 방식이죠."

2. 전투시 각 라운드마다 트럼프 카드를 이용한 우선권을 결정한다.
전투 때 각 라운드마다 모든 캐릭터는 트럼프 카드를 받아서 숫자 크기와 카드 종류(스페이드-하트-다이아몬드-클럽)에 따라 우선권이 정해집니다. 조커는 가장 강력한 카드로, PC는 우선권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으며 명중과 피해에 +2의 보너스를 받습니다.  

3. HP 개념을 대신한 충격/상처 판정.
새비지 월즈에서는 일반 RPG에서 흔히 사용하는 HP 개념 대신 공격자의 피해 굴림이 방어자의 내구도 수치를 얼마나 넘겼는가에 따라 충격을 입고 더 나아가 피해를 입게 됩니다. PC와 주요 NPC("와일드 카드"), 졸개("엑스트라")가 견딜 수 있는 상처의 양은 서로 다릅니다. 

플레이를 하면서 느낀 점은...

1. D&D 3rd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비록 시작은 미니어쳐 워게임에서 시작되었지만 D&D와 유사한 능력치라든지(카리스마는 없지만), 피트를 연상케하는 장점이라든지, 기회 공격 같은 것을 보면 이 RPG가 D&D 3rd의 영향을 받았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2. "빠르고, 격렬하고, 재미있다!"
단순한 광고 문구가 아니라 진짜 그랬습니다. D&D 3rd와 유사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새비지 월드 쪽이 훨씬 쉽고 빠르게 전투가 진행되었습니다. 각 라운드마다 카드로 우선권을 정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더군요. 어찌보면 전투 처음에 우선권을 고정하는 D&D보다도 더 속도감 있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제 전투도 속도감있게 진행되었습니다. PC들이 판정만 잘 나온다면 일반 졸개들은 한 방에 훅훅 쓰러뜨릴 수 있고, "보스"와의 싸움도 판정에 따라서 판세가 언제 뒤집힐지도 모르는 예측불허의 상황으로 전개되더군요. 가장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는 D&D 4th에 비해서도 재미가 크게 떨어지지 않더군요. 

또한 처리해야 할 데이터량이 그리 많지 않아서 마스터링 / 플레이를 할 때의 부담도 그리 많지 않더군요. 능력 자체가 d4면체~d12면체에서 머물다보니 즉석으로 NPC를 만드는 일도 무척 간단했습니다.

플레이 결과.

결론부터 말하자면, 준비할 시간이 모자라서 테스트 플레이 없이 허겁지겁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만족스럽게 플레이를 즐겼습니다.  참가자분들도 규칙이 간편해서 그런지 쉽게 숙지를 하시더군요.

PC들의 목적은 섬의 서쪽 끝에서 출발하여 동쪽 끝에 있는 항구까지 가면서 중간에 만나는 좀비들을 쓸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튜터리얼 전투를 한 번 치룬 후에 모두들 전투 개념을 쉽게 이해하더군요.

PC들은 생각보다 훨씬 강력했습니다. 졸개들의 수가 아무리 많아도 주사위가 조금만 잘 나오면 순식간에 쓸어버리더군요. 약한 졸개들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일단 여러명이 달라 붙어서 협공 보너스를 어떻게든 얻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RPG의 "액션 포인트" "드라마 포인트"에 해당되는 배니(Benny)를 PC들이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가 플레이의 난이도를 크게 좌우하는 것 같았습니다. 세비지 월즈에서 배니의 활용법은 1. 피해흡수  2. 판정 재굴림인데, 액션물임을 감안해서 듬뿍듬뿍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공격이 99% 명중하는 결과가(...)

"보스전"에서는 주사위의 예측 불허가 빛을 발했습니다. 항구의 폐컨테이너를 던지면서 공격해오는 괴물 좀비 앞에서 PC들은 전멸의 위기에 놓였는데(사실, 이기기보다는 도망치라고 만든 적이라서..) 그렇게 딴딴해 보이던 적이 PC들의 피해 주사위가 폭발적으로 터지자(새비지 월즈에서는 주사위가 최대 수치가 나올 경우, 추가로 더 굴려서 모든 합계를 더합니다.)  두 방만에 쓰러졌습니다.

오늘 플레이 덕분에 새비지 월즈라는 RPG를 알게 되어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플레이어분들도 재미있게 즐긴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이후 마우스 가드가 끝난 후 해볼 RPG 후보작이 또 늘었습니다.

 


by Wishsong | 2010/05/22 15:03 | RPG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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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ealkai at 2010/05/22 23:05
오홍. 재미있었나보구만. 'ㅅ'b
Commented by Wishsong at 2010/05/23 15:48
어제서야 left 4 dead(PC버전)을 해 봤는데, 한 번 더 고쳐서 Savage Worlds 판으로 해 보고 싶네.
Commented by Realkai at 2010/05/23 20:45
레포데라... 하는것만 보고 직접 해보진 않았는데 엄청 화끈하게 재미있다더만. 나도 테스트 살짝 한번 해보니 이번에 아메시스트-바이오해저드를 저런 분위기로 한번 진행해볼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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