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에서 자유로워지기.
종교적 신념을 위해서 수혈을 거부하는 의사

예전에 "인간은 상징에서 자유로워질수질수록 더 많은 자유를 얻는다."  라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들었다. 

altruistic님이 소개해주신 저 인턴의 예는 그 극명한 사례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 집 사람이나 그들 중에 우거하는 타국인 중에 어떤 피든지 먹는 자가 있으면 내가 그 피 먹는 사람에게 진노하여 그를 백성 중에서 끊으리라.—레위기 17:10."

저 인턴은 이 말을 지키기 위해 산탄총에 맞은 환자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렸고, 요즘 신문에 떠들썩하게 등장하는 여호와의 증인 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지키지 않았다.

물론 사람들이 모든 상징과 기호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 같은 경우도 종교를 가지고 있고, 그 종교를 결코 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종교나 신념들이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억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십자군 전쟁이나 마녀 사냥 같은 경우는 일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사건이다. 물론 그 당시 사람들의 관점에서는 저런 사건들이 벌어진 것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나, 결코 옳은 것은 아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사람을 치료하셨고, 사도행전에서는 하느님이 만드신 음식 중 속된 것은 없다고 했다. 어떠한 상징과 믿음, 신념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고 아무 선택권도 없는 자들이 고통받는다면 그러한 것들은 인간을 속박하는 족쇄일 뿐이다.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저 인턴은 그 사람을 '구원'해주겠다고 이야기하면서도, 다른 분들이 그 사람에게 수혈하는 걸 막지 않았다는 점이다! 분명히 자기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수혈할 것임은 분명할텐데, 그걸 묵인하다니 믿음이 정말 부족한 신도인 것 같다!)
by Wishsong | 2010/12/13 10:12 | 세상의 일들.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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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아킬레우스 at 2010/12/13 19:21
사람들이 상징으로부터 거리를 둘 수 있다는 '그 관념'과는 정 반대로 상징이야말로 사람들을 사람들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특정한 상징들에 강하게 열광하고 또 특정 민족들은 특정 음식을 심지어 금기시하기까지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기존의 금기를 깨고 상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했을 떄 그들에겐 그것이 정체성에 대한 침해 나아가 자신의 생명에 대한 침해로 받아들이진 않을지... 물론 현대 사회의 흐름 자체가 모든 상징에 거리를 두는 '특정한 문화'에 기반을 하기 때문에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Commented by Wishsong at 2010/12/14 00:31
물론 아킬레우스님 말씀대로 상징은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입니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이 상징 중 대다수가 필수가 아닌 취사선택할 수 있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온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세속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요.

예를 들어 말씀하신 특정 음식의 경우, 옛날보다는 지금이 '먹어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지 않았을까요? 옛날이었다면 그걸 먹으면 돌에 맞아 죽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단지 비난에 그칠 뿐이고, 앞으로는 그러한 생각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죠.

전 계몽주의자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의 의식이 점점 더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네요.
Commented by 時雨 at 2010/12/13 22:39
음... 대충 기억에 의하면 기독교 쪽 성인 중에 교리를 어겨가며까지 타인에게 봉사하는 케이스는 없었던 듯...
Commented by leinon at 2010/12/13 23:20
있습니다. 주님 자신이 안식일을 어겨 사람을 치료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가르침이 허용되지 않았던 이방인에게 말씀을 전했고, 이를 거부하는 의견을 없애는 데에 바로 사도행전의 하나님께서 만드신 음식 중 속된 것은 없다는 가르침을 이용했습니다.
저는 개신교인인지라 가톨릭의 성인들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그 행적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중세 가톨릭 시절에도 분명 그런 일은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Wishsong at 2010/12/14 00:33
leinon님 말씀대로 기독교는 수많은 유대교의 옛 교리들을 깨뜨렸습니다. 그리고 현재 역시 조금식 변화하고 있는 중이고요. 비록 어떤 이들에게는 보수적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점차 세상의 목소리를 귀울이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Commented by dh at 2010/12/20 19:36
제가 생각하는 기독교(혹은 유사한 신앙)의 핵심은
이 세상보다 저 세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곳은 일시적인 곳이요, 저 세상은 영원불멸한 곳이다.
그리고 주인은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자리를 마련해 두었다...

(저 세상보다 여기가 중요한 사람은 이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힘들다-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 경우는 아직 올인도박을 할 확신이 부족하다고 할까요 ㅎㅎ 제가 그런듯-_-;)


때문에 이 곳보다 그곳이 중요한 이들에게는 그곳에 가기 위한 방법에 모든 것을 걸것이고, 혹시라도 어기게 될지 모르는 것들에 대해 경계하는데, 그것이 세상과 어긋날지라도 그렇습니다. 오히려 박해받는 것을 기꺼이 여기겠죠.
그런데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것-주인이 바라는 가장 전제가 되는 것이 그것이 아닐까 합니다-을 오히려 간과하는데서 문제가 생기지 않나 합니다.



Commented by Wishsong at 2010/12/23 11:25
제가 너무 순진한 걸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걸 포기하고 그걸 타인에게 강요하는 시점에서 이미 종교는 종교가 아닌 다른 무언가로 변질되는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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