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그 모든 것에 대해 의아해한 적 없어? 알잖아, 자네 쪽과 우리 쪽, 천국과 지옥, 선과 악…… 그런 구분들 말이야. 그러니까, 어째서지?” 천사는 딱딱하게 대꾸했다. “내 기억으로는 반란이 있었고…….” “아, 그렇지. 그런데 그 반란이 왜 일어난 거지? 응? 굳이 일어날 필요가 없었잖아. 안 그래?” 크롤리는 눈에 광기를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6일 만에 우주를 하나 만들 수 있는 존재라면 그런 사소한 일이 일어나게 놔두지 않을 것 같지 않아? 일어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 말이야, 물론.” “세상에, 정신 좀 차려.” 아지라파엘은 의혹이 짙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크롤리가 말했다. “그건 별로 좋은 충고가 아닌걸. 전혀 좋지 않아. 자네도 않아서 정신 바짝 차리고 그 문제를 생각해 보면 아주 이상한 생각들이 떠오를 텐데. 이를테면, 왜 인간을 호기심 많게 만들어놓고서 커다란 네온 손가락이 깜박이며 ‘이게 그거야!’ 라고 외쳐대는 게 빤히 보이는 곳에다 금지된 과일을 심어놓는가에 대해서라든지.” “네온 같은건 기억에 없는데.” “비유일 뿐이야. 말인즉슨, 그들이 그 과일을 먹기를 원한 게 아니라면 왜 그랬겠느냐는 거지, 응? 모든 게 어떻게 되어갈지 보고 싶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거야. 그게 다 거대하고 커다란, 형용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계획의 일부일 수도 있지 않느냐고. 전부 다 말이야. 자네, 나, 그, 모든 것. 직접 만든 것이 모두 제대로 돌아가는지 보려는 무진장 거대한 시험이었을 수도 있잖아?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야. 이건 거대한 우주적 체스 게임일 수가 없어. 그저 아주 복잡한 솔리테어여야만 하지. 그러면 귀찮게 답해 줄 필요도 없고 말이야. 우리가 그걸 이해해 버린다면 더 이상 우리가 아닐 테니까. 왜냐하면 모든 게 다, 다…….”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이므로. 오리들에게 먹이를 주던 사람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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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디킨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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