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상 깊게 읽은 설교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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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동안 교회와 사회에 큰 기여를 한 사람이 죽어 천국문 앞에 이르렀습니다. 막 천국문으로 들어가려는 그를 한 사람이 붙들었습니다. 그는 다름 아닌 바울이었습니다.


“이곳을 통과하려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그것은 당신이 일생동안 살아온 것을 점수로 환산하여 1000점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곳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자 이제 점수에 보탬이 될만한 이야기를 해보세요.”


“저는 30년 동안 선교회 기관 지도자로 많은 선교사를 해외로 파송했습니다.”

“아! 그래요. 1점입니다.”

“네? 1점이라고요? 그것밖에 안됩니까? 저는 충실한 가장으로서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웠습니다.”

“정말이요? 정말 훌륭합니다. 2점 가산입니다.”

“네? 2점이라고요? 정말 모를 일이군요. 저는 60년 동안 한 번도 교회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매일 새벽기도회에 참여했고, 주일에는 주일학교 교사도 했습니다.”

“당신은 훌륭한 사람입니다. 또 1점 가산이요.”

바울의 말에 그는 정신을 잃을 것 같았습니다.

“이제 겨우 4점이로군요. 그런데 나는 어떡하죠? 더 이상은 점수에 보탬이 될만한 이야기가 없는데. 예수님 난 어떡하나요? 난 천국에 들어갈만한 인격이 못되나 봅니다. 제발 이 죄인을 용서해주세요. 예수님 밖에 없습니다. 내게 구원을 주실 이는 오직 예수님입니다. 예수님, 나를 도와주소서.”

“자, 이제 당신은 1000점을 얻었습니다. 이젠 들어가도 좋소.”(강병도의 「호크마 주석」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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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야기는 보통 '오직 믿음으로만 구원을 얻고 천국에 갈 수 있다.' 라는 설교에 주로 쓰인다.

그런데 읽고 있는 정교회 주보에서, 위 이야기를 조금 다르게 해석을 해서 잊기 전에 옮겨본다.


↓↓↓

이 이야기의 의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구원의 기준과 주님의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정한 선행의 기준이 있겠지만, 그것이 곧 하느님의 기준이 될 수는 없는 겁니다. 내가 제일 잘한 일이라고 자부하고, 하느님께 칭찬받을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주님께서도 그렇게 여기실까요? 그렇다면 하느님의 자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바로 사랑입니다. 얼마나 사랑을 나누며 살았는지를 물으실 것입니다. 계명을 지키고 많은 업적과 성과를 남겼다 해도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다. ’( 고린토 전 13,1)는 가르침을 기억해야 합니다. 

카독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사랑은 낙원이지요.’ ‘미움은 무엇입니까?’ ‘미움은 지옥입니다.’ ‘그렇다면 양심은 무엇인가요?’ ‘양심이란 영혼 안에 있는 하느님의 눈이랍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는 지금 내 양심 안에서 눈을 부릅뜨시고 내가 가장 작은 이들에게 행하는 사랑의 행위를 지켜보고 계십니다. 왜 그렇습니까? 사랑은 낙원에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내어주는 것이죠. 이런 사랑의 실천이 이어진다면 주님 마음에 드는 의로운 삶이 될 것입니다. 나의 편안함만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그 동안 아무런 행동 없이 살았다면 이제부터라도 진솔한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말 한 마디와 작은 나눔이라도 실천하는 하루하루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아멘. 

▶ 안토니오스 우종현 신부 (2013.11.10 정교회 주보)



위 설교를 본 후 마태오 복음 25장 35~45절, 마태오 복음 22장 37~39절을 보면 그 의미가 좀 더 새롭다.


by Wishsong | 2013/11/18 17:06 | 세상의 일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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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Narsis at 2013/11/18 17:29
음.
저 차이가 개신교와 정교회 교리의 결정적 차이라고 든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Wishsong at 2013/11/18 19:49
정작 신자인 저는 몰랐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RNarsis at 2013/11/18 21:43
아니요. 뭐 저도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고.

개신교는 신과의 소통을 갈구하며 구원을 바랄 뿐, 능동적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오만과 독선으로 치부해 자의식을 버린 온전한 믿음을 추구하고,
정교회는 종교적 진리 추구 혹은 아가페적 사랑을 통해 인간이 신과 능동적으로 소통하며 구원을 향해가는 걸 이상으로 삼는다...고 들었습니다.

이슬람은 개신교보다 더욱 극단적이고, 카톨릭이 정교회와 개신교 중간 어딘가에 있다는 얘기도 들었지만, 이 부분은 신학책에서 읽은 건 아니군요.
Commented by 零丁洋 at 2013/11/19 21:23
개신교의 신은 인간을 넘어 도달할 수 없는 곳에 홀로 존재하고 정교회의 신은 인간의 영혼과 삶 속에서 함께하는 것 같군요.
Commented by Wishsong at 2013/11/20 15:19
멋진 말이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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