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한 해(The Quiet Year)

문명 몰락 이후 어느 공동체의 평온한 한 해를 다룬 RPG.

참가자들은 때로는 공동체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해결하고, 어떤 때는 이런저런 시설물을 세우기도 하면서 어느 겨울날 "서리 몰이꾼(Frost Shepherd)"이 올 때까지 공동체를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평온한 한 해>에서는 트럼프 카드(조커를 뺀 52장. 카드 한 장당 일주일을 나타낸다)를 이용해 한 주 한 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결정합니다. 각 카드에는 "매력적인 여자가 사람들을 홀린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공동체에서 진행하던 계획이 중단되었습니까. 어떤 계획이며, 왜 중단되었습니까?" 같은 질문이 있으며, 참가자들은 이런 질문에 답하면서 그 한 해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와중에서 참가자들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프로젝트를 착수하기도 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묻기도 하며, 공동체 내에 일어난 문제를 처리합니다. 

여기에는 성공도 실패도, 승리도 패배도 없습니다. 공동체가 번성하든 몰락하든 겨울이 오면 모든 것이 끝나니까요. 단지 이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담담하게 다룰 뿐입니다. 그 한 해가 끝나면 풍성한 이야기가 남겠지요.

<평온한 한 해>는 제가 본 RPG 중에서 '마이크로스코프', '몽쉐귀르 1244'와 더불어 가장 '스토리게임'의 모습을 갖춘 RPG입니다. GM-플레이어로 나뉘어 판정의 성공과 실패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기존 RPG와는 달리, 스토리게임은 참가자들이 모두 동등한 역할과 권한을 가지고 게임 속 이야기 조각 조각을 해석하고 서로 연결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이런 게임들을 보면 TRPG라는 놀이가 점점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구나, 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덧. 이 글에서 쓴 '스토리게임'의 정의는 제 주관적 느낌입니다.

by Wishsong | 2013/12/31 10:16 | RPG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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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ㅇㅅㅇ at 2013/12/31 12:56
서리몰이꾼이라고 하면 겨울을 달리 칭하는 건가요..?
Commented by Wishsong at 2013/12/31 12:59
그게 어떤 건지는 참가자들의 상상에 맡깁니다. 다만 겨울 중 어느 한 주에 서리몰이꾼이 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게임 규칙상으로는, 겨울을 상징하는 스페이드 카드에서 K를 뽑으면 서리몰이꾼이 오면서 게임이 끝납니다.)
Commented by ㅇㅅㅇ at 2013/12/31 13:27
음.. 열린 결말이네요
재밌을 것 같아요
Commented by 킹랑 at 2014/01/04 17:37
전 이런 게임 좋아한는데 게임으로서는 이런거 잘 안나와서 눙물
Commented by Wishsong at 2014/01/06 16:42
컴퓨터 게임이라면... 심스나 동물의 숲 같은게 그나마 비슷하지 않을까요. ㅎㅎ
Commented by 로키 at 2014/01/13 22:50
잔잔하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놀이였어. 하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뉴메네라에서 놀고 있더라는(..)
Commented by Wishsong at 2014/01/21 15:25
권력다툼과 복수가 있던 잔잔한 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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