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창작활동
2010/11/12   인터넷 시대의 창작 후원 시스템 - 킥스타터(Kickstarter) [14]
인터넷 시대의 창작 후원 시스템 - 킥스타터(Kickstarter)
많이 많이 늦은 떡밥이지만 '예술가의 생존'이라는 주제에 대해 글을 써 봅니다.

美 디자인 잡지 <Wired>의 편집장인 Kevin Kelly는 그의 블로그에서 "당신의 작품을 정말로 좋아하는 1000명의 충성스러운 팬들이 있다면, 그 팬들이 당신의 작품을 1년에 $100씩 구매할 것이고 당신은 1년에 10만 달러를 벌게 된다. 이는 창작 활동을 하는 사람이 생활하기에 충분한 돈이다." 라는 내용의 글 "1,000 True Fans" 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링크). 그는 이 방식에 대해 "베스트셀러를 만들지 못하면 가난을 면치 못하는 창작자가 갈 수 있는 또다른 선택지"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1인 출판을 하는 사람이나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쉽지는 않지만 분명 가능한 일이라고 이야기하더군요.

킥스타터(Kickstarter) (링크)는 이러한 주장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작 후원 사이트입니다.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제품(책, 사진집, 게임, 음반 등)을 소개한 후,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면 발매를 하겠다."라고 공지를 합니다. 팬들은 자신이 원하는 제품에 대해 페이팔이나 신용카드를 이용해 Kickstarter가 관리하는 계좌로 후원금을 보냅니다.

제가 후원자로 참여한 사례(과거 포스팅 'RPG인들의 팬심을 활용한 출판방식' 참조 (링크) )를 들어 볼까요?

  1. RPG 디자이너 Greg Stolze가 <REIGN Enchiridion>이라는 RPG 룰북을 제작하려 합니다. (링크)
  2. Greg Stolze는 Kickstarter를 이용하여 팬들에게 '한달 동안 $5,000가 모이면 이 룰북을 출판하겠다.' 라고 요청을 합니다.
  3. 성공적으로 출판이 될 경우, 후원을 해 준 팬들은 그에 따른 특전을 얻습니다. ($10 이상 기부할 경우 책 뒤편 후원자 명단에 이름이 올려지며, 무료 PDF를 제공함. $15(운송비 제외)를 기부한 팬에게는 거기에 추가로 책을 보내줌)
  4. 기한 내에 후원금이 다 모이지 않아 출판이 안 될 경우 모인 금액은 각 팬들에게 전액 환불됩니다.  작가는 그 작품을 포기하거나, 좀 더 개량하고 다듬어서 다시 내놓아야 하겠지요.
  5. Reign Enchiridion은 기한 내에 $6,893이 모여져서 성공적으로 출판됐습니다. 작품에 따라서는 무료로 공개가 될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작품 후원 활동은 '최소매출 보증 시스템 Threshold Pledge System' 또는 Fund & Release / Ransom Publishing Model / Street Perfomer Protocol 이라고 불립니다.  이는 과거 르네상스의 메디치 가문처럼 예술가들을 후원해주는 방식과 제품 구매시 미리 돈을 지불하는 선불제가 결합한 방식입니다. 작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돈은 환불되기 때문에 후원자들은 자신의 돈을 잃을 염려 없이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 결과물이 마음에 안 들면 어쩔 수 없지만요;; )

이러한 방식 아래에서 제작자들은 샘플 곡이나 티저 영상, 혹은 소설의 첫 부분 등을 공개하여 후원자들의 관심을 끕니다. 그렇게 인지도를 얻게 되면 위와 같은 방식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네임 밸류 역시 얻게 되지요. 제가 예시로 든 Greg Stolze 역시 이러한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RPG 디자이너 중 하나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위와 같은 성격의 사이트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하얀 늑대>를 쓴 윤현승 씨와 같은 몇몇 작가 분들이 팬들의 후원금을 모아 개인지를 출판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와 같은 방식이 현재 우리 나라 창작자들에게 정말로 필요하다고 믿습니다. Reign Enchiridion 프로젝트가 끝나고 배송된 책 뒤에 제 이름이 적혀 있는 것은 무척 뿌듯했습니다. 좋은 작품을 샀다는 만족감과 함께 내가 이 작품의 출판에 기여했다는 자부심 역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만화나 게임, 인디 앨범 등이 최소매출 보증 시스템 방식으로 나온다면 어떨까요? 물론 제품의 가치를 0으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씨도 먹히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작가에게는 최소한의 이윤과 함께 섣불리 자신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가 되려 손해를 보는 일을 막을 수 있고, 팬들에게는 제품 구입과 더불어 자부심을 같이 주는 윈-윈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by Wishsong | 2010/11/12 13:05 | 세상의 일들.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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