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철거
2009/01/22   가난에서 극복하기. [8]
가난에서 극복하기.
사는 것이 괴롭고 힘들어도

아침부터 눈물이 난다.


時水님이 포스팅하신 글에 나오시는 분이나 時水님의 부모님, 그리고 거기에 트랙백 하신 眞明行님의 부모님과 조커님의 부모님들은 모두 훌륭하신 분이다. 정정당당한 방법으로 가난을 이겨내고 그 자식분들을 훌륭하게 키우셨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자랑할만한 부모님을 모시고 있다. 우리 부모님 역시 한번 나락에서 떨어지셨다가, 다시 올라오셨다. 마찬가지로 꾸준한 땀과 노력, 정직으로. 나는 그 때를 기억한다. 우리 가족이 나락으로 떨어진 날. 그리고 그 후로 여기까지 온 과정을. 아마 부모님의 은혜는 죽을때 까지 갚지 못할 것이다.

진명행님의 말씀은 옳다. "어떤 불행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것이지, 환경을 탓하면 안된다." 나 역시 그렇게 살 것이다.

나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 덧붙이고 싶다. "국가는 이러한 고난을 겪는 사람들의 수를 최대한 줄이고, 이러한 고난을 겪는 사람들이 있다면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 부분에서 아마 소위 "우파" 블로거분들과 의견이 갈리는 것이리라.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진명행님의 의도는 다른 뜻이었겠지만, 다시 한번 진명행님의 말을 빌려보자.

"저렇게 열심히 살아도 될둥말둥 하는 세상"

나는 저렇게 열심히 살아도 "말둥" 쪽에 속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내 바로 근처에, 같은 시기에 우리 부모님 못지 않게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아직도 완전히 그 상처를 극복하지 못한 사람을 알고 있고, 최근 나락에 떨어져 일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친구를 알고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너는 의지가 부족해서 아직 일어서지 못한거야."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러지 못할 것이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어떤 사람은 정말 필요한 정보 부족 때문에, 어떤 사람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부딪힌 또다른 불운으로. 어떤 사람은 정말 중요한 순간의 판단 착오로. 개인적으로 이러한 것은 "환경" 쪽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것까지 근성과 의지로 뛰어넘으라고 하면 너무 가혹하지 않는가?



이렇게 글을 길게 쓰게 된 것은 역시 이번 용산 사건에 대한 것 때문일 것이다.

이번 용산 사건에서 '누가 옳았는지'는 일단 차치하자. 만일 어떤 사람이 그 철거민 중 한 사람이었다면, 진명행님이나 조커님, 위서가님 같은 분은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전철연 사람들과 손잡고 농성할 시간에 이를 악물고 한 푼이라도 더 모아라."

사실, 그게 정답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 이 사회에서는. 돈이 적다면 위서가님 말마따나 "서울을 벗어나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말로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

만일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하자. 망연자실해 있는 여러분에게 누군가가 다가온다. "조금만 버티어라. 좀 더 좋은 조건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나가는 건 그때 나가도 늦지 않다. 다들 그랬다... 물론 약간의 위험이 있다. 화염병이나 신나 같은 것을 만져야 하겠지만 우리가 옆에서 지원해 줄테니 걱정 마라"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 여기에서 단호하게 "NO"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든 사람이 진명행님이나 조커님, 위서가님처럼 "강한 의지"를 가진 것이 아니다.

그 사람들이 NO라고 하지 못한 건 - 궁극적으로는 본인들의 책임이지만 - 전부 그 사람의 책임으로 돌릴 수 만은 없다. 그들은 국가에게, 시공사에게 실망한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을 부수어놓은 대가로는 (그 사람에게는) 너무 적은 보상을 준것에 대해. (의도적 알박기를 한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만일 사람들이 국가를 신뢰하는 나라 A에서 100명의 철거민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하자. 그리고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국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나라 B에서 100명의 철거민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고 하자. 분명히 B의 사람들이 더 많이 이번 용산 철거민들과 같은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단번에 대놓고 B의 사람들을 A의 사람들보다 열등한 "2등 국민" 이라고 비웃을 수 있을까? 여기에서 국가의 책임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약한 건 죄가 아니다. 약한게 죄인 것은 정글이나 무정부 상태의 삶일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최대한 "시험에 들지 않게" 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by Wishsong | 2009/01/22 11:33 | 세상의 일들.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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