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초인
2008/06/26   전근대 사회에서 초인(超人)이 출현한다면? [6]
전근대 사회에서 초인(超人)이 출현한다면?

http://forum.rpg.net/showthread.php?t=401602

RPGnet에 나온 "Supers in a Different Era : Stone Age" 라는 스레드를 보고 떠오른 생각들입니다..

 

"신화" - 초인이 사회를 지배할 때.

원시적 사회에서 초인들은 신의 아들, 대마법사, 살아있는 신화로서 사회에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모험과 정복을 통해 작게는 한 지역이나 부족 내의 영웅이 되고, 크게는 신왕(神王)으로서 후세에도 잊혀지지 않을 불멸의 전설을 남길 것입니다.  길가메쉬나 헤라클레스, 단군, 치우 등이 그런 예입니다.  물론, 힘을 악용하는 사람은 마왕, 악신, 악마로서 커다란 근심거리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들은 테세우스(침대 가지고 장난쳤던 프로크루테스를 무찌른 것처럼)와 같은 또 다른 영웅의 도전을 받고 언젠가는 퇴치되겠지요. 

이러한 초인들이 여럿 존재한다면 이들은 올림푸스의 신들이나 티르나노이(Tir Na N-Og)의 시이들처럼 세속의 일과는 관심을 끊은 채 신으로서 자신들만의 세상을 즐길 수도 있고, 때로는 트로이전쟁에서의 신들이나 봉신연의에서의 선인들처럼 국가와 문명의 흥망성쇠에 개입하여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가 좀 더 일상화되고 초인들과 이들을 따르는 추종자들이 세상을 다스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많아진다면, 아예 초인들이 한 사회의 고정 지배층이 되어 유전자부터 다른 초인 귀족계급과 평범한 평민들로 나누어진 사회를 형성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익절티드>의 드래곤 블러디드(Dragon-Blooded)들이라든지, <트리니티 블러드>의 뱀파이어들이 이런 "귀족"들의 전형적인 사례일 것입니다.

 


"강호무림" - 사회가 초인을 지배할 때.

초인들이 충분하게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세상을 정복할 만큼 강하지 못하거나, 유교권 문화와 같이 정치적ㆍ윤리적으로 고도화된 사회("하늘을 날고 산을 뽑으면 뭐해!  부모를 공경하지 않고 나라에 충성하지 않으면 금수보다도 못한 거여!")에서는 자신의 뜻을 사회에서 펼치지 못한 초인들만의 독자적인 세계가 국가 내의 하위문화로서(올림푸스나 티르나노이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들이라면, 이들의 사회는 엄연히 사회 내의 일부로서 인식이 된다는 점입니다.) 만들어질 수도 있습니다.  "강호무림(江湖武林)"이 바로 그 것이지요. 

이곳에서는 기존 제도권과는 다른 독자적인 도덕기준이나 판단기준(예: 결국 칼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무림에서는 노인과 아이를 가장 조심하라)이라든지, 사회 지배층과의 갈등과 타협("관과 무림은 불가원 불가근이다.")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요.  국가에서는 초인들을 건드리는 것을 꺼리면서도 감시의 눈은 늦추지 않을 것이며, 초인들 중 세속적 권력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부귀영화를 주면서 이들의 힘을 이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유교와 같은 기존 지배 이데올로기를 초인들이 받아들이도록 만들어서 자발적으로 국가에 복종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을 이용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혁명"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게 될 것이며("북경의 천자는 결코 건드려서는 안된다."), 사회질서를 깨뜨리는 초인들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응징을 가할 것입니다.  넓게 본다면 오늘날의 '초인물'도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좀 더 억압적인 사회라면 초인들은 홍길동이나 전우치와 같이 국가를 농락하는 전설적인 의적, 대도, 반역자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박씨 부인처럼 기존 제도의 전통과 가치를 수호하는 상징으로서 널리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국가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삼강오륜을 수호하는 우리의 영웅, 캡틴 조선!")  
 

by Wishsong | 2008/06/26 10:56 | RPG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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