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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6   마우스가드 RPG 플레이 보고서. [4]
마우스가드 RPG 플레이 보고서.
3월부터 시작한 마우스가드 RPG 캠페인이 이제 막바지에 다달았습니다. ( 플레이 기록은 http://m.cafe.naver.com/ArticleList.nhn? search.clubid=10347668&search.menuid=310&search.boardtype=L 참조)

8회에 걸친 플레이가 모두 끝나고 마무리를 하는 겨울 세션만 남았네요. 그동안 같이 플레이를 해 주신 광열군(순찰대장 켄터), 로키누나(엘가 르 대원), 괴인님(무른발 글렌)께 감사를 드립니다.

마우스가드 RPG는 이번이 두 번째 캠페인인데, 플레이를 하면서 첫번째 캠페인 때 규칙을 너무 엉성하게 적용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되네요; 악어님, 성준님, 타치님께 뒤늦은 사과를 드립니다.

마우스가드 RPG는 지난 2009년에 D&D 4th를 누르고 오리진스 상 최고 RPG 부분을 수상했습니다(오리진 상은 게임 업계에서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상으로, 그 해 게임 업계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세운 작품을 선정합니다). 이번에 제대로 플레이를 해본 결과, 분명 그만한 이름값을 한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보는 마우스가드 RPG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독특한 배경세계.

마우스가드 RPG는 중세풍 문명을 이루고 사는 쥐들이 힘들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은 작은 쥐들이 살아가기에 호락호락한 장소가 아닙니다. 인간의 기준에서 보는 작은 언덕이나 잔디밭은 쥐에게는 산과 숲입니다. 조금이라도 비가 많이 내리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면 마을 바깥에 나온 쥐들은 생명의 위험을 각오해야 합니다. 여러 거대한 야생동물들은 쥐들을 호시탐탐 노립니다. 영토 남쪽에서는 잔인한 족제비들이 자신들 나름대로의 문명을 세우고 쥐들을 노예로 삼으려 하고 있습니다. 쥐들 사이에서도 불화와 갈등이 종종 발생합니다.

PC들은 이러한 문제를 대처하고 해결하기 위해 용감하게 나선 마우스가드입니다. PC들은 영토와 공동체를 수호하면서 대의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칩니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명예와 자긍심만을 가슴에 품고 영토 전역의 야생을 순찰하면서, 보통 쥐들이라면 불가능한 영웅적인 활약을 하지요.

물론 "쥐로 플레이하라고? 말도 안 돼." 라고 손을 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는 귀여운 일러스트에 혹해서 이 게임을 아동용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우스가드 RPG의 세계는 웬만한 판타지 배경보다 훨씬 위험하고 진지합니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기도 하고요.

이번 캠페인 마지막에 PC들은 곰과 대결했는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는데도 결국 패배하고 PC들이 지키려던 도시는 폐허 가 됐습니다. 좀 씁쓸한 결말이었지만(캠페인 전체로 볼 때는 이 덕분에 오히려 고민을 덜었지만(...) ) 마우스가드의 배경세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2. 배경세계와 맞물리는 정교한 규칙.

마우스가드 RPG의 규칙은 위와 같은 이야기를 잘 구현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짜여졌습니다.

마우스가드 RPG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치는 '천성(Nature)'입니다. 천성은 PC가 쥐의 천성(숨고, 먹이를 모으고, 도망가고, 기어올라가는)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나타냅니다. 천성은 판정을 할 때 다른 기술 대신 사용하거나, 기존 판정에 천성만큼 보너스를 주는 등 여러모로 요긴 하게 사용되는 능력치입니다. 그러나 PC들은 겁쟁이 쥐가 아니라 위험한 일에 뛰어드는 영웅입니다. PC들은 필연적으로 천성에 어긋나게 행동하면서 점점 천성이 깎이고, '쥐'보다는 '사람'에 점점 가깝게 변해갑니다. 그리고 천성이 0이 되는 순간 PC는 세상 만사에 싫증을 느끼고 은둔생활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천성이 높은 것도 그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습니다. PC의 천성이 높아져서 최대치인 7이 되면 PC는 지나치게 쥐답게 변해 가드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정도로 겁쟁이가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능을 배우기 위해서는 현재 천성치만큼의 경험치를 소 비해야 합니다. 천성이 사람에 가까워질수록 새로운 기능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이죠.

마우스가드 RPG의 플레이 구조 역시 이와 같은 이야기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마우스가드 RPG의 플레이 구조는 'GM턴'과 'PC턴'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GM턴은 PC들이 가드로서 맡은 임무를 해결하는 단계입니다. PC들이 임무를 완수하거나 실패하면 PC턴으로 넘어갑니다. PC턴은 PC들이 GM턴에서 입은 상처를 치료하고, 사적인 볼일을 보고, 임무 뒷수습을 하고, 다음 임무를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마우스가드 RPG는 이렇게 '임무 수행-개인 활동-다음 임무 수행-....' 이 반복되면서 야생으로 나가서 문제를 해결하고 마을로 돌아와 남은 일을 정리하는 가드의 삶을 효과적으로 구현합니다.


3. 간편하게 새로운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는 시나리오 작성법 및 플레이 구조.

이번 캠페인 동안 총 여덟 번의 세션을 진행했는데, 그 중 30분 이상 걸려서 시나리오를 만든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소비한 시간 대부분도 '어디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를 고민하는데 썼지, 소재를 한 번 결정하면 시나리오를 만드는 과정은 일사천리로 끝났습니다.

마우스가드 RPG의 시나리오 작성법은 무척 간단합니다. 마스터는 '야생, 날씨, 야생동물, 다른 쥐' 중 두 가지를 시나리오에 등장시키고, PC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목표를 줍니다. 여기에 PC들과 연관된 NPC들을 등장시켜서 PC들을 돕거나 방해하면 그때부터 이야기는 스스로 굴러가게 됩니다.

판정 방식 역시 무척 편리합니다. PC들이 판정에서 성공을 하면 PC들이 의도한대로 상황이 전개됩니다. 실패를 한다고 해서 이야기가 멈추지 않습니다. PC들은 판정에 실패할 경우 피해를 입고 판정에 성공하든지, 실패 때문에 새로운 갈등이 시작되어 이야기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마스터는 편하게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투 역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 한 몫을 합니다. 전투는 칼싸움에서 언쟁, 교섭, 여행, 전쟁 등 그 형태가 다양합니다.양 측은 '지배력 (Disposition)'이라는 수치를 가지는데, 상대방의 지배력 수치를 0까지 떨어뜨리면 승리합니다. 패배한 측은 승자의 남은 지배력 수치에 따라 결과를 제안할 수 있으며(승자의 남은 지배력 수치가 적을 수록 아슬아슬한 승리입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4. 결론

마우스가드 RPG는 쉽지만 정교하고,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RPG입니다. 다른 RPG와는 색다른 배경과 정형화된 플레이 구조 때문에 처음에는 다소 낯선 느낌이 들 수도 있으나, 책에 있는 대로 한 번 따라해보면 정말 편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책에서도 예시 시나리오로 한 번 돌려보고 시작할 것을 강하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마우스가드 RPG는 지금까지 제가 접해 본 작품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훌륭한 RPG입니다. 기회가 있다면 꼭 해 보시기 바랍니다.
by Wishsong | 2012/06/06 20:39 | RPG | 트랙백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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